라자 암팟(Raja Ampat) - 6 (2019-10-07, Famangkor)
오늘은 보트로 30분만 타고 나가기 때문에 여유있게 7시에 모이기로 했다.
항상 초이인지 초인지 묻더니 라벨에 이름을 박아놨다. 땡큐~
배불뚝이 아저씨는 3일 째 스쿠버 다이빙을 했더니 피곤한지 출발하자 마자 드러누워 자기 시작한다.
아침부터 파도가 좀 높아서 보트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니 또 물벼락 세례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첫 날 같이 했던 마스터 가이드 대신 좀 더 영한 마스터 가이드가 왔는데 스쿠버 다이빙 동안에는 나를 데리고 다녔고 다이빙이 끝나면 저렇게 앞에 누워 신나는 팝송을 틀어놓고 파라다이스의 낭만을 즐긴다.
선장은 다이버들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보트 지붕에 올라가서 여유를 즐긴다.
첫 번째 다이빙이 끝나고 휴식을 위해 도착한, 너무도 흔해서 이름도 안궁금한 해변. 가이드가 챙겨온 수박과 커피를 마시는 동안 왜 라자암팟이 파라다이스라고 하는지 사소한 편안함과 즐거움으로 그 느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해먹을 치고 몇 시간만 낮잠을 즐겼으면 좋겠다.
민머리 아저씨는 스웨덴 출신인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근무 중이라고 한다. 돌아가는 비행기가 오전 6시라 전날 나가야 해서 소롱에 숙소를 하루 잡았다고 하는데, 소롱에서 하루 자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좀 짠하다 ㅋ
하는 일도 나랑 비슷해서 마지막 날 저녁에 식당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저께 삐아니모에 드론까지 가져가서 찍은 게 잘 나왔냐고 하니까, "그건 네가 잘 못 본 것 같은데, 나는 폰카만 가져갔고 드론은 나랑 닮은 다른 머머리가 가져왔어"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러고 보니 그날 빡빡이 백인이 세 명이었다.
여기를 떠나면 다음에는 오게 되면 어디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게 될 거 같냐길래, "음... 머... 코모도 아일랜드?"라고 하니 자기도 그러고 싶다고 한다. 난 아직 다이버 자격증이 없다규...
전날 동양인 커플이 체크인을 하길래 한국인이거나 일본인일거라 생각했는데 캐나다에서 왔다고 한다. 6살에 한국에서 캐나다로 갔다고 하는데 한국말은 전혀 못하지만 소통에 불편한 것도 모르겠다. 어차피 나도 모국어를 안한지 며칠 되서 여기서 대강대강 적응하는 중이라.
지난 주에 발리에서 25달러에 오픈워터 자격증을 딴 후에 이곳으로 왔다는데 나중에 거기서 따라고 한다. 그러고 싶어졌어...
배불뚝이 아저씨는 가방 1개에 캐리어를 두개 끌고 메르디안에 왔는데 다른 건 몰라도 슈트는 꼭 자기걸 챙겨와야 할 정도로 배가 많이 나왔다. 메르디안을 떠나서 마카사르까지 배불뚝이 아저씨 덕분에 돈 한푼 안들이고 편하게 갈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다이브 롯지의 멍텅구리 다이빙 보트가 지나간다. 메르디안은 이래저래 돈을 좀 쓰는 거 빼고는 다 좋다.
우리가 타고 다니는 스피드 보트. 너무 빨라서 가끔은 파도 위로 튀어올라 날아가기도 한다.
배불뚝이 아저씨는 계속 시간만 나면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데 아무래도 일이 바쁜 것 같다. 인도 뭄바이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돌아가는 비행기도 소롱 - 마카사르 - 싱가폴 - 인도
여기까지 찾아들어오는 사람들은 다 대단하다.
모양은 예쁜데 노란 밥은 몇 년째 적응이 안된다.
메르디안의 마지막 야경. 라자암팟을 예약하고 숙소를 어떻게 구해야 할 지 몰라 며칠간 검색을 했는데 라자암팟의 다른 숙소들과는 다른 현대식 리조트지만 여길 예약하지 않았다면 아마 보살이 되어 나갔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