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
90 하계장기등반
sierra
2009. 12. 8. 22:20
1990년 하계장기등반의 출발지인 구 대관령 휴게소. 시작부터 비가온다 싶었는데 우린 시작부터 길을 잃고 도착한 곳은 강릉이었다. 1학기 동안 배낭을 매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무거운 지도 모르고 시작한 2주간의 종주였는데 30kg이 넘는 배낭무게를 이기기 위해서 제대로 서지 못하고 저렇게 짝다리를 짚고 서야 했다.
왜 출발을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몇시간여를 걸어서 도착한 곳은 지금은 행정구역상 강릉인 어느 마을이었고, 거기서 마을 버스를 타고 좀 가서 다시 산행을 시작했는데 산속의 양어장을 지나서 움막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밖은 여전히 비가 오는데 텐트를 안친게 얼마나 다행인지.
다음 날 하계종주 2일째만에 반쯤 죽었다 살아났는데, 옆에서 동기가 깨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한여름에 저체온증으로 죽었을 것이다. 잠드는 순간은 기분이 편안했는데 몸이 다시 제상태가 되기까지는 30분 이상의 산행이 필요했다. 이때의 아픔이 내가 지금까지의 산행 중 적어도 저체온증만은 겪지 않게 해준 훌륭한 경험이 되었다.
잠깐 비가 갠 3일째 아침. 맞아 죽을 각오로 밤에 물을 훔쳐먹었다.
컵이 카라비너에 매달려 딸랑거리는 소리는 산행이 끝날때까지 스트레스였다.
하루라도 길을 제대로 간날이 없는 것 같다. 이날은 제대로 길을 잃어버리고 피원마을까지 떨어졌는데, 비맞고 다시 능선까지 올라갈 엄두도 안나는 상황에 그냥 어느 집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어째야 하나 형들의 결정만 기다리는 중. 이날 성근이와 명희누나가 정선의 임계읍까지 나가 닭을 사와서 해먹었다.
날마다 길을 잃어먹느라 일정이 꽤 늦어져서 임계읍내로 나가서 태백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검룡소 입구에서 내려 다시 능선을 찾아가는 중. 이날은 햇볕이 제대로 나와서 올라가는 길에 배낭의 짐을 모두 빼서 말렸다.
이날은 정말 최고였어. 그냥 배낭의 짐들을 모두 말렸을 뿐인데 기분은 배낭무게가 반이 된듯한 홀가분함. 1시간 동안.
지금의 검룡소는 한강발원지라고 더 꾸며놨을 것 같은데 1990년도에는 그냥 발원지옆에 작은 정자가 하나 있었다. 텐트를 치지 않아도 되었던 날, 그리고 아주 추운 여름밤이었다.
다시 백두대간 능선을 올라섯다. 아마 금태봉근처였던것 같다.
2만5천원짜리 자누(Jannu)배낭에 매달린 석유를 담은 1.5리터 PET병
보기에는 여유로운 날의 사진같으나 전날 밤에 함백산을 넘으면서 의도하지 않은 하극상으로 하마터면 동기들 모두 맞아죽을 뻔 했다. 여하튼 전날은 밤새 내내 야간산행에다가 텐트자리도 잡지 못해서 돌무더기 위에다가 대강 치고, 단무지 몇조각으로 저녁을 때우고 물도 없어서 아침도 굶고 산속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내려와서 찾은 마을이다. 아마 태백산 올라가는 화방재와 만나는 마을같은데, 물론 길을 다시 잃었다는 뜻이기 하지만...
태백산 올라가는 길. 죽고싶다는 생각만 든 때. 막걸리를 한사발씩 마시고 올라가려니 죽을 맛이었다. 남들은 술김에 올라간다지만 난 술이 나를 죽이는 것 같았다.
여하튼 태백산에 도착했다. 망경사 옆에서 막영한 날. 그래도 이날은 다음날에 비하면 봄날이었다.
왜 출발을 그렇게 했는지 모르지만 몇시간여를 걸어서 도착한 곳은 지금은 행정구역상 강릉인 어느 마을이었고, 거기서 마을 버스를 타고 좀 가서 다시 산행을 시작했는데 산속의 양어장을 지나서 움막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밖은 여전히 비가 오는데 텐트를 안친게 얼마나 다행인지.
다음 날 하계종주 2일째만에 반쯤 죽었다 살아났는데, 옆에서 동기가 깨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한여름에 저체온증으로 죽었을 것이다. 잠드는 순간은 기분이 편안했는데 몸이 다시 제상태가 되기까지는 30분 이상의 산행이 필요했다. 이때의 아픔이 내가 지금까지의 산행 중 적어도 저체온증만은 겪지 않게 해준 훌륭한 경험이 되었다.
잠깐 비가 갠 3일째 아침. 맞아 죽을 각오로 밤에 물을 훔쳐먹었다.
컵이 카라비너에 매달려 딸랑거리는 소리는 산행이 끝날때까지 스트레스였다.
하루라도 길을 제대로 간날이 없는 것 같다. 이날은 제대로 길을 잃어버리고 피원마을까지 떨어졌는데, 비맞고 다시 능선까지 올라갈 엄두도 안나는 상황에 그냥 어느 집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면서 어째야 하나 형들의 결정만 기다리는 중. 이날 성근이와 명희누나가 정선의 임계읍까지 나가 닭을 사와서 해먹었다.
날마다 길을 잃어먹느라 일정이 꽤 늦어져서 임계읍내로 나가서 태백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검룡소 입구에서 내려 다시 능선을 찾아가는 중. 이날은 햇볕이 제대로 나와서 올라가는 길에 배낭의 짐을 모두 빼서 말렸다.
이날은 정말 최고였어. 그냥 배낭의 짐들을 모두 말렸을 뿐인데 기분은 배낭무게가 반이 된듯한 홀가분함. 1시간 동안.
지금의 검룡소는 한강발원지라고 더 꾸며놨을 것 같은데 1990년도에는 그냥 발원지옆에 작은 정자가 하나 있었다. 텐트를 치지 않아도 되었던 날, 그리고 아주 추운 여름밤이었다.
다시 백두대간 능선을 올라섯다. 아마 금태봉근처였던것 같다.
2만5천원짜리 자누(Jannu)배낭에 매달린 석유를 담은 1.5리터 PET병
보기에는 여유로운 날의 사진같으나 전날 밤에 함백산을 넘으면서 의도하지 않은 하극상으로 하마터면 동기들 모두 맞아죽을 뻔 했다. 여하튼 전날은 밤새 내내 야간산행에다가 텐트자리도 잡지 못해서 돌무더기 위에다가 대강 치고, 단무지 몇조각으로 저녁을 때우고 물도 없어서 아침도 굶고 산속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내려와서 찾은 마을이다. 아마 태백산 올라가는 화방재와 만나는 마을같은데, 물론 길을 다시 잃었다는 뜻이기 하지만...
태백산 올라가는 길. 죽고싶다는 생각만 든 때. 막걸리를 한사발씩 마시고 올라가려니 죽을 맛이었다. 남들은 술김에 올라간다지만 난 술이 나를 죽이는 것 같았다.
여하튼 태백산에 도착했다. 망경사 옆에서 막영한 날. 그래도 이날은 다음날에 비하면 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