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인도네시아 여행(4일차 - 브로모화산)
작년에 족자를 왔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브로모(Gn. Bromo)화산을 가지 못한 못한 것이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목표였던지라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보통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짚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가다가 다시 오토바이로 갈아타고 브로모 화산을 조망할 수 있는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즉 차로 브로모 화산을 올라가는 게 아니라 브로모 화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산을 일출 전에 올라가서 구경하고 해가 뜨면 다시 짚차로 그 산을 내려와서 브로모 화산 아래까지 이동하는 것이 패키지이다.
숙소에서 도보이동은 아무리 패기가 좋아도 거의 불가능하다. 비용은 짚차 + 오토바이 25만 루피아에 입장료가 10만 루피아정도였던 것 같다.
매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오니 나름 이동수단이 잘 구비되어 있다. 브로모 화산 아래에서는 말까지... 말을 타고 브로모 화산정상까지는 5만 루피아다. 브로모 화산 정상까지는 30여분 동안 걸어서 올라갔는데 그냥 말로 올라가는 것이 낫다...
짚차로 오르다가 짚차들이 엉켜서 더 이상 못올라가면 오토바이들이 대기하고 있다. 물론 짚차비용에 포함되어 있어서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데 좀 신기하다. 올라갈 때 그냥 아무거나 골라탔는데 자기들끼리 알아서 계산하고 짚차 운전기사가 정산하는 듯.
가이드 에까가 자켓에 털모자까지 쓰고 데리러 왔길래 열대지방 사람이라 추위를 심하게 타려니 했는데... 정말로 추웠다. 우리나라 산에서 가을 아침날씨. 얇긴 했지만 자켓을 안챙겨왔으면 정상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가게에 숨어있었을 듯.
브로모 화산이 맨 뒤 높은 봉우리나 맨 앞 굴곡이 있는 봉우리려니 했는데 중간에 김이 올라오고 있는 산이 브로모다. 맨 뒷봉우리는 쓰메루(Semeru)산으로 다른 산인데 이곳에서 보는 조망이 세 개가 적절하게 겹쳐서 보기에 아름다운 전망을 보여주는 곳이다.
맨 뒤의 쓰메루 화산도 여전히 활화산인지 갑자기 트림을 하듯이 정상에서 김을 뿜어낸다.
사이좋게 백형들끼리 셀카도
브로모 화산 아래쪽 평지는 구름에 깔려서 마치 늪이나 강같은 느낌이다. 에까에게 물어보니 사막같은 모래밭이라고 한다.
브로모 앞 사화산. 멀리서 보면 가장 호기심을 느끼게 해주는 봉우리인데 가서 보면 그냥 평범하다.옆에서 브로모가 미친 듯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리고 마치 강이나 해변같은 느낌을 주는 브로모 하단
사람들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짚차 운전기사들. 추워서 아예 모포를 뒤집어 썼다. 이곳의 짚차들은 모두 도요다 랜드크루저인데 80~90년대에 만들어진 차라고 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런 산길에서 고장없이 달리기에 최고라고. 외관은 단장을 해서 깨끗한데 안은... 뭐 어쩔 수 없다. 그냥 잘 잡고 있으면 된다.
줄줄이 늘어선 짚차들
능선에서 내려와 브로모 아래로 줄줄이 이동.
아침운무와 함께 사막같은 풍경이 또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짚차가 내려오면 뒤에 말들이 따라붙는다. 암튼 나는 말을 타고 브로모 정상에 오르는 것을 추천...
힌두사원. 불교가 먼저 들어오고 다시 힌두교가 들어오면서 불교는 자연스럽게 소멸해가고, 다시 이슬람이 들어오면서 힌두교는 점점 자바섬에서 밀려나서 발리로 이동하고.
브로모 화산 오르는 길. 먼지도 많아서 얼른 오르는게 낫다. 오르는 중에 특별히 중간에 멈춰서서 주변을 볼 만한 것도 없다.
이 형도 말을 안탄 것을 후회하면서 오르고 있을 듯. 중간에 타면 네고해서 좀 더 저렴하게 탈 수도...
부러워...
한라산 백두산도 화산이지만 사화산 내지 휴화산이라 활화산은 어떤 모양일까 궁금했는데 정상에서 본 모습은 발 잘못 디디면 데굴데굴 굴러서 유황가스 속에서 죽는 수밖에...
정말로 가끔 분화구 속으로 굴러들어가 죽는 사람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냥 연기만 올라오는게 아니라 엄청난 굉음이 함께 구경꾼들을 압도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근처만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인도네시아의 장점이라고 할까나... 크게 통제를 하지 않는...
브로모 정상 능선을 저렇게 돌 수 있는데 여기서 보면 발을 잘못 디디면 분화구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은 꽤 길이 넓은 편이다.
물론 저렇게 분화구 사진을 찍으려고 슬금슬금 앞으로 가다가 분화구로 굴러들어갈 수도...
독일인 관광객같은데 꽤 오랜 시간 혼자 말없이 분화구만 들여다 보고 있다.
난데없이 분화구에서 삘받은 커플.